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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학원다니는 동생과 당구장에 갔습니다. (가끔 갑니다) 제 당구경력은 꽤 오래되었으나 약 10년째 50과 80 사이에서 멈춰 있습니다. 게다가 장인정신이랄까 이상한 고집이 있어서 레이 앨런이 뱅크슛을 절대 쏘지 않는 것처럼 끌어치기든 밀어치기든 짧은 각 돌리기든 한가지 되면 한게임에선 그거 하나만 씁니다. 당연히 뽀록도 별로 없고 항상 예상이 되는 경기를 하기 땜에 뒤집는 경우도 거의 없고 그러다보니 재미도 잘 안생겨서 꾸준히 친 적도 거의 없습니다. 책도 본적 없구요. 근데 아무도 없는 당구장에서 둘이 이런저런 얘기 하면서 치고 있으니까 주인아저씨가 끼어들어서 훈수를 두기 시작하더군요. 그냥 한겜 치고 갈려는데 끊어치는건 원래 없는 거라느니 안모아치니까 안느는 거라느니...자주 듣는 소리라서 그냥 쌩까고 칠려는데 아예 당구장 문을 잠그더만 저한테 큐잡고 스냅으로 밀어보라면서 끌어서 모아치기를 시키더군요. 저한테는 불가능한 공인데 계속 실패하다 6번째에 성공했구요. 포기하고 시키는걸 차례로 치기 시작했는데 (힘없이 쿠션돌리기,당점죽이기, 원쿠션만 쓰기 등등...) 안치던걸 수차례 치고 나니 뭔가 다른 필이 오더군요. 두시간쯤 지나 아저씨는 가고 이 친구와 다시 쳤는데... 웃기는게 평소에 치던 범위에서 쳤는데도 한번에 12개 뺐습니다.... 다시 정식으로 게임했는데 이번엔 2개 이하로 뺀 이닝이 없다시피 했구요. 열흘만에 수능을 100점 올린 느낌이랄까 아무튼 계속 치면서도 놀라웠습니다. 역시 안되는 애들한텐 족집게 과외가 최고라는 생각도 들고 집에 와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어려운걸 갑자기 많이 친게 평소에 치던 것을 쉽게 보이게끔 만들어 정확도를 올려준것 같기도 하더군요. 아무튼 한번 늘은 실력이라 다시 급하락하는 일은 없을것 같구요. 잘하는 사람에겐 역시 뭐가 있다고 시키면 일단 해봐야겠다는 겸손한 마음이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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