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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이 해부터 공놀이를 봐왔기 때문에 모든 기억의 출발은 90~91년입니다. 야구는 사실 더 전인것 같기도 한데 그래도 기억이 제대로 박혀있는건 91년부터군요. 이 해 11월에 열린 한일슈퍼게임은 연초부터 많은 관심을 끌었었고 결코 이벤트성으로 허술하게 치뤄진 경기가 아니었습니다. 무엇보다 사상 첫번째로 결성된 프로대표팀이었구요. 마침 프로야구가 딱 10년이 된 타이밍이라 일본과의 진검승부에 대한 긴장감,국내스타들에 대한 자부심,일본야구에 대한 호기심 등이 어우러져 언론,팬들 모두 엄청나게 기대를 했었습니다. 당시 내노라할 선수들은 정말 한명도 빠짐없이 대표팀에 포함되었구요. 15승 이상 넘긴 투수들은 모조리 차출되었고 (선동렬은 당시 발목부상) 타격 또한 각팀 중심타자들이 모두 모인 호화멤버라 처음 보는 프로대표팀에 설레임을 금할수가 없었죠. 한국의 1차전 선발은 박동희였고 일본선발은 현재 요미우리의 레전드가 된 구와타였는데 경기를 앞두고 두선수가 기자회견장에서 호기롭게 각오를 밝히는 모습이 TV 뉴스 (스포츠뉴스 아님)에 나오기도 했었죠. 얘기는 기억이 안납니다만...본래 제일 관심을 끌었던 선수는 당시에 이미 슈퍼투수였던 긴데쓰의 노모 히데오였는데 부상으로 출전하진 않았습니다. 당연히 제 기대도 어마어마했었는데 전날에 잠도 제대로 못잘 정도였죠. 경기시간이 1시였는데 12시반 학교수업이 끝나자마자 미친듯이 뛰어와서 티비를 켜고 봤습니다. 그러나....결과는 8-3의 대패였고 결과보다 더 참담한건 경기의 내용이었죠. 그전에도 복싱 등을 보다가 충격을 받고 좌절한 경험이 있었지만 구기에서 이런 굴욕감을 안긴 경기는 그 후로도 거의 없었구요. 지금이야 그럴수도 있는 경기라지만 당시의 충격파는 정말 컸습니다. 한경기지만 양쪽의 수준차를 여실히 드러나는 경기였구요. 보통 경기에서 보기 힘든 장면들이 속출했었습니다. 국내 최고수비 유중일이 한템포 늦은 타이밍에서 내야안타를 헌납하는 모습, 조규제를 가볍게 통타해내는 (아마 3명 연속 홈런이었나) 오치아이, 이정훈도 아닌 장효조가 헛스윙하면서 헬멧이 벗겨지는 모습과 홈런치고 덤블링하는 일본 타자 등.... 첫경기라 그랬다기엔 2차전도 끔찍할 정도로 완패를 당했구요. 8번을 치던 후루타마저 김용수의 피치아웃한 공을 통타해서 3루타를 만드는 모습을 보고 질려버렸던 기억이 나는군요. 그때만 해도 타순이나 외모가 만만해 보여서 이 선수가 그렇게 대단한 선수인줄 몰랐기에 정말 충격이었습니다. 타자들도 산발이 가끔 나올뿐 처음 보는 포크볼에 손을 못댔었죠. 지금도 기억나는 것이 일본의 유격수 노무라 겐지로인데 말끔한 외모에 쳤다 하면 안타,뛰면 모조리 세이프 아닌가 싶을 정도의 공격력을 보여줬죠. 게다가 국내 유격수들과는 전혀 다른 형태의 수비....이 선수와 주니치의 다쓰나미가 키스톤콤비로 나란히 1,2번을 쳤었는데 (둘다 우투좌타) 투수가 던질곳이 없다는 표현을 피부로 실감하게 하더군요. (노무라는 후에 최다안타에 30-30까지 기록했고 노쇠 후에도 국대로 한국에 온적이 있었죠) 1,2차전을 모조리 대패하고 3차전까지 역전패하자 국내 언론도 충격에 빠졌고 전패를 거의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였죠. 전력에서부터 너무 큰 차이가 났었고 수비 같은 부분은 정말 끔찍하게 당했기에 분위기가 심각했구요. 기다렸다가 몸 중심에서 볼을 잡는 국내 유격수들과는 달리 일본 유격수들은 대부분 횡으로 움직이면서 역동작 없이 송구하는 수비를 하고 있었고 슬랩 앤 런 위주의 일본좌타자들에게 내야진은 수차례 내야안타를 얻어맞았습니다. 그러다 첫승을 거둔 것이 4차전인데 이 경기는 일본의 정예가 나오진 않았던 걸로 (아마 지역팀 위주로) 기억되고....일본의 정예멤버가 다시 나온 5차전에서 부상중에도 등판한 선동렬의 호투로 두번째 승리를 거두게 되죠. 선발로 짧게 던졌지만 5연속 삼진에 무실점,그리고 오치아이를 제압하면서 자존심을 세워줬었습니다. 근데 선동렬도 노무라는 못막더군요. 그리고 6차전은 다시 빈공으로 패했구요. 이경기마저 노무라는 자비가 없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오치아이보다 이선수와 후루타,다쓰나미 세명이 너무 무서웠습니다. 결과만 보면 2승 4패지만 5차전을 빼면 언론이나 본 사람들이나 그냥 멍 한 기분이 들 정도의 수준차와 경기들이었구요. 김성한,장종훈 등이 그나마 잘했다지만 완패한 1~3차전의 경기에서 제대로 존재감을 보인 우리쪽 타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솔직히 우리나라처럼 일본이 1차전 멤버 그대로 경기했으면 모조리 대패할거란 확신이 들 정도였거든요. 머릿속에 남아있는 첫번째 야구 국가대항전이 바로 이 슈퍼게임인데 그날의 공포스런 도쿄돔 경기를 떠올려보면 지금 그 장소에서 4번을 치고 있는 이승엽은 얼마나 진화된 실력의 소유자인지....당연히 아웃을 이뤄내야 될 수비가 뚜렷한 이유도 없이 내야안타를 양산하고 8번타자가 피치아웃을 후려치고 순식간에 연속타자 홈런이 터져나오는 경기의 공포감.... 지금도 잊혀지질 않습니다. 일본과 노무라 겐지로...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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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른 2010년이 오길 바랍니다
by 에라이 at 12/26 OKC 경기 보려고 받았는.. by 에라이 at 12/26 메리 크리스마스~ by Fade Away at 12/24 벌써 2000년대가 다 지나가.. by 『pene』 at 12/21 저는 서태지를 별로 좋.. by Fade Away at 12/20 네 참 오랜만이네요. by Fade Away at 12/20 아 그리고 소닉님 반갑.. by 프랜시스 at 12/19 사실 별로 할 얘기가 .. by 프랜시스 at 12/19 어차피 저 서너명의 .. by Fade Away at 12/18 돌아왔습니다.. by Fade Away at 12/18 최근 등록된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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